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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바람'은 인천에서 시작된다
인천국제무용소품전 '인다비(INDABI)'
텍스트만보기   김기(mylove991) 기자   
▲ 인다비에 참가한 일본팀
ⓒ2004 김기
축제의 달 10월. 갖가지 축제들이 그 규모를 뽐내며 장대하게 치러지는 가운데 인천종합문예회관 소공연장에서는 아주 작은 축제가 열렸다. 지난 10월 27일과 28일 양일간 개최된 '인천국제무용소품전'이 그것이다. 이번 행사는 시립인천전문대학이 주최하고 김현숙현대무용단이 주관했다.

'소품전'이라는 타이틀이 암시하듯 이번 행사는 그야말로 작은 몸짓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지역도 서울을 벗어난 데다가 축제의 대형화 추세에도 벗어나 있는 이 '인천국제무용소품전(INDABI)(이하 인다비)'지만 그 내실만은 결코 작지 않았다. 공연을 보려면 서울까지 발걸음을 해야 하는 인천지역 주민들의 호응이 그러했으며 인다비에서 선보인 춤 또한 그랬다.

그동안 지방에서 기획하고도 막상 관객 동원이나 매스컴 홍보 때문에 무리하게 서울에서 치러지는 공연들이 적지 않아 서울 외곽 지역의 문화 지체 현상을 빚어 왔다. 하지만 막상 그런 현상들을 자신있게 비판하기도 어려운 것이 소위 비주류 문화계의 속마음이다. 관객이 들지 않고 매스컴이 눈길 한번 주지 않는 일을 자신있게 벌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인다비에 참가한 프랑스 카트린느 조세포의 춤
ⓒ2004 김기
시립인천전문대학 무용과 김현숙 교수의 고집과 의지로 열린 이번 인다비에는 한국 두 팀과 일본, 프랑스, 일본에서 한 팀씩이 참가했다. 참가팀들은 각자 독특한 색깔을 현대무용을 선보였다. 해외 참가팀들은 대부분 정적인 동작으로 주제의 이미지화에 주력했다. 반면 한국 참가팀들은 역동성을 모티브로 한 동적 시각화를 안배했다.

해외팀이 솔로 혹은 2인무인 반면 국내팀들은 4명 정도로 수적인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배려한 흔적이 엿보였다. 해외팀에서 우연히 발견한 공통점 하나는 라이브 음악 연주자가 함께 무대에 올랐다는 것이다. 인다비 같은 소품전에서 연주자는 춤을 위한 음악의 제공이라는 일차적 목적뿐만 아니라 춤을 위한 배경과 오브제로도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아프리카춤과 현대무용을 접목한 듯한 프랑스의 카트린느 조세포의 춤, 현대 사회에 있어서 가장 근본적 문제인 소외를 극복하고자 한 듯한 김현숙무용단의 '갭(GAP)', 춤이라기보다는 움직이는 추상화를 감상하는 듯한 일본팀. 청각 장애를 안고 있는 다케이와 이타가키의 '이정표 옆'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 미국 린다 레호벡의 춤
ⓒ2004 김기
미국의 현대무용가 린다 레호벡의 '검푸른 바다'는 빨간 물통을 중심으로 한 무용수의 추상 이미지가 오버랩되고 다시 해체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작가의 의지를 표출했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김준규와 포즈 댄스 프로젝트의 '자인(SEIN)'은 독일어로 '존재'라는 뜻으로 실존이라는 서양적 주제를 다분히 한국적인 해석으로 풀고자 했다.

플라멩코 의상 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한국 무속의 상징 같기도 한 의상을 입고 등장한 포즈 단원들의 춤은 '컨템포러리 재즈'라는 신개념을 창조한 김준규의 색채를 잘 드러냈다. 1996년 3월 아시아 유일의 컨템포러리 재즈무용단을 만든 포즈댄스 프로젝트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 인다비를 기획·총감독한 김현숙 교수
ⓒ2004 김기
무용이란 장르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예술이기 때문에 대부분 난해하거나 지루하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현대무용이라면 그 지루함을 너머 난해함으로 오해되기 일쑤다. 그러나 전문가 수준에서 분석하고 비평하는 눈높이를 일반 관객들이 맞출 필요는 없다. 현대무용도 결국 춤이기 때문에 극도로 잘 훈련된 무용수들의 미적 율동을 감상할 수 있으면 족하다. 물론 그 안에 담긴 안무자와 무용수의 의도를 알면 알면 더 좋겠지만 몰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이번 인다비는 많은 관객들이 몰렸을 뿐만 아니라 열띤 호응도 받았다. 막대한 홍보 비용을 들인 대규모 축제가 막상 별다른 성과 없이 주체측의 집안 잔치로 끝나는 것에 비하면 의미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다비는 인천 지역 주민들에게 무용이라는 작은 불을 지피는, 알찬 성과를 낳은 행사임에 분명하다.

인다비를 기획하고 총감독한 김현숙 교수는 "10년째 인천에서 살면서 춤을 추는 나는 존재하는데 이곳에 춤이 없다는 고민을 하게 됐어요. 그 고민이 이번 무용제를 준비하게 만들었어요. 물론 규모가 문제였습니다. 관객들이 부담 없이 찾아와 조용히 감상할 수 있는 소품전이 오히려 인천 지역에 적합하다고 믿었죠"라고 밝혔다.

김현숙 교수의 작고 소박한 시각이 우선 마음에 든다. 문화와 예술이 대중과 현실에서 호흡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세를 낮추어야 한다. 인다비는 그 조건을 충분히 만족시킨 행사였다.

▲ 김준규와 포즈 댄스 프로젝트의 춤(홍세정)
ⓒ2004 김기
▲ 김현숙 무용단의 갭(GAP)
ⓒ2004 김기
2004-11-0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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